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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주민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 계획 발표”… 옛 부산외대 부지개발 논란

  • 작성일 22-04-08 14:15
    작성자 직능협회 조회 615




“게임메카를 조성하겠다고 하고 결국 아파트만 빼곡히 들어서는 것 아닌가요.”

“주변에는 이미 2만 가구 넘게 아파트를 짓고 있어요. 공공병원이나 공원 조성이 최우선으로 검토돼야 합니다.”

15일 부산 남구 우암동 옛 부산외국어대 정문 건너편. 부산시가 이달 초 발표한 ‘옛 부산외대 부지개발 계획’에 대해 주민들에게 의견을 묻자 대다수는 “8년째 슬럼화가 진행된 상권 탓에 피해를 본 주민의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인 가이드라인이 발표됐다”고 하소연했다.

주민들은 또 “공익사업은 최소화되고 민간업체의 이익만 극대화되는 아파트단지 위주의 난개발이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타냈다.

부산시는 이달 초 “옛 부산외대 부지를 세계에서 주목받는 게임메카로 만들겠다”는 취지의 계획을 발표했다. 이 부지에 게임 관련 공공기관과 연구소, 민간기업을 유치해 게임산업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이 취지다.

옛 부산외대 부지 13만 m²(약 3만9000평)는 2014년 캠퍼스가 금정구 남산동으로 이전하면서 8년간 비어 있었다. 환경 개선을 위한 개발계획이 시급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고려되지 않았던 계획을 부산시가 발표하자 의아하게 여기는 주민이 많았다.

이용형 부산시의원(남구3)은 “당초 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이곳을 공영개발하기로 하고 청년창업센터와 공공복합타운 조성 등의 밑그림을 그려왔다”면서 “게임메카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것이고, 시의회와 상의도 전혀 없었던 계획”이라고 했다. 이곳 주민으로 5년째 1인 시위 등을 하며 공공개발을 촉구 중인 박동철 부산직능연합회장은 “시가 일방적인 개발계획을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박재범 남구청장도 “계획 발표 하루 전에야 시가 개략적인 내용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부산시의 개발계획이 ‘사전협상제’로 추진되기에 난개발도 우려되고 있다. 사전협상제는 공공기관이 토지에 대한 관리계획을 변경해 민간이 아파트 조성 등으로 수익을 낼 수 있게 해주고, 대신 부지 일부를 공적인 시설로 조성해 주민 편의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시는 이달 초 발표한 개발계획에서 “민간사업자가 제시한 주거용지 비율을 종전 46.4%에서 38%로 줄이고, 업무복합시설용지 비율은 18.2%에서 39.1%로 늘리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게임메카가 업무복합용지 일부 공간에 들어설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무복합용지는 산업·상업·업무시설이 입주할 수 있는 곳으로 생활형 숙박시설이나 오피스텔 조성도 가능하다.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조삼모사’라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업무복합용지가 늘었다고 하지만 여기에 오피스텔이 더 들어설 수 있게 됐다”면서 “아파트 조성사업이란 비난을 모면하기 위해 시가 그럴듯한 게임메카 조성 카드를 꺼내 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부산경제정의실천연합도 “공익을 위한다면 시가 부지개발 계획을 폐기하고 공공개발안을 다시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기초적인 가이드라인만 수립된 상태다. 민간사업자가 다음 달 말까지 구체화된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보내오면 시가 이를 검토하고 주민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청년창업센터 등 종전 사업계획보다는 게임산업 인프라 조성이 지역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여 게임메카 조성에 관한 기본 방침은 수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했다.

시는 2019 LH와 부산외대 부지를 매입해 공영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매입 논의가 지지부진하던 사이 지난해 6월 민간사업자인 우암개발PFV㈜가 1100억 원대에 부지를 사들였고, 사실상 공영개발은 물 건너가게 됐다. 학교 부지 67%는 자연녹지인 상태여서 시의 용도변경 없이는 대규모 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인허가권을 쥔 시와 남구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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